솔직히 저는 처음 집을 구하러 다닐 때 정책이 집값에 이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냥 열심히 돈 모아서 때 되면 사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장에 뛰어들어 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서울 아파트값이 10% 가까이 오른 상황을 보면서 그때의 막막함이 다시 떠오릅니다.

집값 상승의 배경: 규제와 풍선 효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6월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약 1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초반 1년의 상승률을 이미 넘어선 수치입니다. 강남 3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강벨트와 외곽 지역 할 것 없이 서울 전역이 들썩였고, 매매가뿐 아니라 전월세까지 1년 사이 8% 넘게 올랐습니다. 2000년대 이후 출범한 정부 가운데 전월세 상승폭이 가장 컸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풍선 효과(Balloon Effect)라는 개념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풍선 효과란 한 지역이나 유형에 규제를 강하게 가하면 수요가 규제를 피해 다른 지역이나 유형으로 몰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자, 규제를 피한 수요가 인근 지역과 외곽으로 빠르게 이동한 것이 이번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저도 직접 이 흐름을 겪었습니다. 당시 관심 있던 지역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자 인근 단지 호가가 불과 몇 달 만에 수천만 원씩 뛰는 걸 눈앞에서 봤습니다. 규제가 집값을 잡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안 심리를 자극해 매수를 서두르게 만든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매매가와 전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트리플 악재'라는 표현을 씁니다. 여기서 트리플 악재란 매매가, 전세가, 월세가 한꺼번에 상승하며 실수요자에게 세 방향에서 동시에 부담이 가중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특히 전세 시장의 경우, 전세보증금반환보증(HUG)과 같은 안전 장치에도 불구하고 역전세 리스크와 보증 사고가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의 불안이 가중된 상황이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동향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정책 진단: 공급은 충분했는가
정부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핵심 카드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공공주택 공급이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에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다만 공급 정책 자체를 무용하다고 단정 짓는 시각에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공급의 누적 효과(Cumulative Effect)라는 측면에서 보면, 단기적으로는 가격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재고가 쌓이면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누적 효과란 단발성 투입이 아닌 지속적 공급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에 복합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공급 구조에는 구체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저렴한 분양가로 나온 공공분양이 이른바 '로또 분양'으로 흡수된다는 점입니다. 로또 분양이란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분양되는 물건이 청약 당첨과 동시에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제공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이 구조에서는 실수요자보다 전매 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몰리게 됩니다. 분양가 상한제(Price Cap System)를 적용하더라도 전매 제한 기간이 짧거나 예외 조항이 많으면 투기 수요를 걸러내지 못합니다.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판단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단기 가격 안정 효과: 현재까지는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됨
- 공급 규모: 전체 서울 아파트 재고 대비 공공주택 공급 비율이 낮아 가격 영향력 제한적
- 전매 제한 및 세제 연계: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 제한이 함께 작동해야 효과 극대화 가능
- 임대차 시장 연동: 매매 규제가 강해질수록 전월세 시장으로의 수요 이전이 발생할 수 있음
6월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 특히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조정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세제 개편이 실수요자 보호와 투기 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정책 현황과 공급 계획은 공식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전망: 집은 자산인가, 삶의 기반인가
이 질문을 저는 집을 구하러 다니던 시절 내내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처음에는 투자 자산이라는 시각이 강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오를 곳을 살 수 있을지, 어떤 지역의 재개발 호재가 있는지를 먼저 봤습니다. 그런데 몇 차례 전셋집을 옮기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계약 만료 때마다 이사 걱정을 하고, 보증금이 오를까 봐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집은 결국 삶의 안정 기반'이라는 생각이 훨씬 강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불패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괴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는 시각에 따라 다릅니다. 집값 상승이 일시적 과열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공급·세제·금리라는 세 변수가 동시에 정렬되지 않으면 하락 전환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향후 부동산 정책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공급 방식 개편과 세제 구조 조정을 함께 가져가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단기 투기 수요를 걸러내면서도 실수요자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남겨두는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판단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매매나 투자 결정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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