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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News

서울 전세난 해결 가능할까? (눌러앉기, 갱신권, 전세물량)

by 뭉치뉴스 2026. 5. 27.

전세 계약이 끝나가는 시점이 되면 괜히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 저만 그런 게 아닐 겁니다. 새 집을 알아봐야 하나, 그냥 여기서 버텨야 하나. 올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는 이 고민의 답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이 이동을 포기하고 현 계약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게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생존 전략'이 된 현실을 직접 경험하며 느낀 것들을 공유합니다.

 

 

눌러앉기, 정말 원해서 하는 걸까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 계약 비율이 44.9%까지 올라섰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같은 기간 신규 계약 건수는 1만 5천 건 넘게 줄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세입자들이 안정을 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저도 몇 년 전 전세 만기가 다가왔을 때 발품을 팔아봤는데, 마음에 드는 물건 자체가 없었습니다. 가격은 뛰어 있고, 매물은 없고, 있는 물건은 입지가 애매하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집주인과 협상해서 재계약을 맺었는데, 당시 '내가 원해서 남는 게 아니라 선택지가 없어서 남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세입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더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율이 오히려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란 임차인이 한 차례에 한해 계약 연장을 집주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로, 이를 사용하면 임대료 인상률도 5% 이내로 제한됩니다. 그런데 이 권리를 아끼고 있다는 것은,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깔려 있다는 의미입니다. 총알을 아끼는 전략이랄까요.

갱신권을 왜 아껴두는 걸까요

임대차 시장을 보면 임차인들이 갱신권 사용을 미루는 이유가 이해됩니다. 지금 조건이 그나마 버틸 만하다면, 앞으로 더 나빠질 상황에 대비해 법적 카드를 남겨두는 게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전세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이런 심리는 더 강해집니다.

여기서 임대차 3법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임대차 3법이란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세 가지를 묶어 부르는 제도로, 2020년 7월 도입됐습니다. 전월세상한제란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폭을 직전 계약의 5% 이내로 묶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 덕분에 갱신 시점의 임대료는 어느 정도 방어가 됩니다. 그러나 신규 계약에는 이 제한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 이사를 가면 시세대로 계약을 맺어야 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갱신권을 이미 한 번 쓰고 나면 다음 갱신에서는 협상력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법적 의무가 없는 재계약이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거나 퇴거를 요구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갱신권이 남아 있는 동안 일반 재계약으로 버티다가, 진짜 막다른 순간에 청구권을 쓰려는 전략이 퍼지는 겁니다.

세입자들이 갱신권 사용을 미루는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신규 계약 시 전월세상한제 미적용으로 시세 전액 부담
  • 이사 비용, 중개수수료 등 이동에 따른 추가 지출
  • 매물 감소로 인한 원하는 조건의 집 구하기 어려움
  • 향후 더 큰 불안에 대비한 법적 카드 보존 심리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진짜 이유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올해 초 대비 27% 넘게 줄었습니다. 물건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정책이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특정 지역의 토지나 주택 거래 시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역을 말하며, 허가 조건에는 실거주 의무가 포함됩니다. 최근 정부는 이 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했습니다. 쉽게 말해, 기존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더라도 새 집주인이 최대 2년 뒤에는 직접 입주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이 변화는 큰 메리트입니다. 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2년짜리 시한부 계약에 불과해지는 셈입니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요구하면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임대 물량으로 나올 수 있었던 매물들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매매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책이 임대 시장의 공급을 동시에 줄이는 결과를 낳을 줄은 몰랐습니다. 전문가들도 매매 시장 정상화 목표와 임대 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제 경험상, 공급과 수요 어느 한쪽만 건드리는 정책은 언제나 다른 쪽에서 풍선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아파트를 못 가면 빌라로, 그 다음은 어디로

전세 부담이 커지자 아파트 대신 빌라나 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재계약 문의가 크게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지금 집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빌라 전세 시장까지 빠르게 과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역전세 위험도 함께 봐야 합니다. 역전세란 전세 만기 시 전세 가격이 기존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집주인이 보증금 전액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아파트 전세 시장이 가격 상승 압력을 받는 동안, 빌라 시장은 전세사기 여파로 수요 자체가 위축돼 있어 가격 방향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 구조에서 무턱대고 빌라 전세로 이동하는 건 또 다른 위험을 안는 것입니다.

제가 내 집 마련을 고민하며 가장 많이 느낀 건, 정보가 없으면 선택지 자체가 좁아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고, 그게 세입자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주거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재테크 실패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공급 부족과 정책 엇박자가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전세 불안이 장기화되면 결국 수도권 전체 임대 시장에까지 영향이 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 초입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갱신권을 아직 사용하지 않으셨다면, 사용 시점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전월세신고제를 통해 주변 실거래가를 반드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이 시장에서 버티는 첫 번째 기술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 또는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SmlI1jF8X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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