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시행령이 발표된 날, 솔직히 처음엔 "드디어 좀 풀리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볼수록 뭔가 이상했습니다. 완화책이라고 하는데, 시장이 실제로 숨통이 트이는 구조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정책 발표 직후부터 제가 직접 자료를 찾아보며 들었던 의구심을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갭투자 허용 확대, 진짜 완화인가
이번 시행령의 핵심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 내에서 임대 중인 주택을 거래할 때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토허구역이란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지역으로, 서울과 경기 12곳이 현재 이 구역에 묶여 있습니다. 이 구역 안에서는 주택을 매입해도 일정 기간 내 반드시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치는 그 실거주 의무를 다주택자 매도 물건에서 비거주 1주택까지 확대 적용해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즉 세입자가 있는 집이라면 다주택자든 1주택자든 상관없이, 매수자가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입주를 미뤄도 허가를 내주겠다는 겁니다. 이게 바로 갭투자(전세를 낀 채로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갭투자란 전세 보증금과 매매가의 차액만으로 주택을 취득하는 방식을 말하며, 실거주 없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형태입니다.
제가 직접 조건을 따져보니 적용 대상은 생각보다 좁았습니다. 발표일인 5월 10일 기준으로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사람만 이 실거주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발표 이후에 집을 팔아 무주택자가 되는 방식의 편법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또한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더라도 늦어도 2028년 5월 11일 이전, 즉 발표일로부터 2년 안에는 입주를 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번 조치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대상: 토허구역 내 임대 중인 주택 전체(다주택자 매도 물건 + 비거주 1주택 포함)
- 매수 자격: 발표일(5월 10일) 기준 계속 무주택자인 실수요자
- 입주 유예 기간: 임대차 계약상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 최대 유예 한도: 발표일로부터 2년(늦어도 2028년 5월 11일)
- 적용 기한: 2026년 12월 31일 신청분까지 한시 운영
- 대출 혜택: 전입 신고 의무 면제로 매입 시 대출 실행 가능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토허구역으로 묶인 서울 주요 지역의 매물 잠김 현상이 올해 초부터 심화되고 있었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구축 주택의 거래를 유도해 공급 부족을 완화하겠다는 논리인데, 제 경험상 이런 식의 한시적 완화는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 압박, 다음 수순을 읽어야 한다
이번 정책에서 제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비거주 1주택이라는 개념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비거주 1주택이란 주택을 한 채만 보유하고 있지만 본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고 세입자에게 임대 중인 상태를 말합니다. 기존까지만 해도 이 유형의 집주인은 다주택자와 구분해 규제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습니다.
그런데 이번 완화책의 논리 구조를 뜯어보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이하 양도세 중과)가 더 이상 유예 없이 시행되면서 다주택자를 압박할 수단이 사실상 소진됐다는 배경이 있습니다. 여기서 양도세 중과란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때 기본 세율에 추가 세율을 얹어 과세하는 제도로, 매도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이 압박 카드가 사라지자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를 다음 타깃으로 삼는 듯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집 한 채를 가진 사람에게도 "비거주면 사실상 투기"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를 줄이거나 비거주 시 보유세를 대폭 올리는 후속 규제가 따라온다면, 이번 완화책은 그 압박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주택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로, 비거주 구간에서 이 공제율이 축소된다면 실질적인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납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 보유 가구 중 본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는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이 통계는 정책 입안자들이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 대상으로 편입하려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주시해야 할 지표입니다.
제가 직접 생각해봤을 때 비거주 1주택자가 이번 완화책을 보고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부담을 피하기 위해 급매를 내놓을 유인이 있었지만, 1주택자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2년 보유·거주)을 포기하면서까지 팔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집을 팔아서 같은 등급의 아파트를 다시 살 수 없는 구조라면,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선택을 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번 5월 12일 시행령은 공급 유도를 위한 정책이지, 시장 전반의 규제를 완화한 것이 아닙니다. 완화라는 표현에 이끌려 보유 자산을 내놓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정책의 실제 의도가 무엇인지를 먼저 읽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정책 발표 직후의 감정적 판단은 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했습니다.
주거 안정이 삶의 기반이라는 사실은 어떤 정책 환경에서도 변하지 않습니다. 특히 실거주 주택 한 채는 노후 안전망이자 가계 재정의 버팀목입니다. 완화와 규제가 반복되는 사이클 속에서 중심을 잡으려면, 단기 발표보다 장기 흐름을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정책 변화가 있을 때마다 내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스로 검토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비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부동산 또는 세무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매수·매도 결정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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