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번 정책이 나왔을 때 처음엔 "또 뭔가 바뀌었나 보다" 하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볼수록 이게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지금 집을 가진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매물이 이틀 만에 2,800건 넘게 빠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지금 시장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틀 만에 2,800건이 사라진 이유: 양도세 중과와 매물 급감
5월 9일이라는 날짜를 기억하시나요? 이 날짜를 기점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양도세 중과 배제 기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양도세 중과란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일반 세율에 추가 세율을 더해 최대 82.5%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시세 차익이 10억이라면 국가가 8억 2천을 가져가고 집주인 손에는 1억 8천만 남는 구조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누가 선뜻 팔겠습니까.
배제 기간 동안에는 이 중과 세율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집을 팔고 싶었던 다주택자들이 5월 7일, 8일, 9일 마지막 2~3일에 집중적으로 매물을 내놓았습니다. 제가 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이 매물들이 단순히 싸게 나온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눈물을 머금고 내놓은 급매물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기간이 끝나자마자 팔리지 않은 매물은 썰물처럼 빠졌습니다. 5월 9일 기준 68,495건이던 매물이 11일에는 65,682건으로 줄었습니다(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이런 매물 감소는 집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건 시장의 기본 원리입니다. 실제로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8%, 전세가 상승률도 2.6%에 달하고 있습니다.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오르는 장이라는 점에서 상황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정부가 새로 내놓은 대책이 바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입 요건 예외 조치입니다. 전입 요건이란 주택을 매도할 때 실제 거주를 했어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실거주 의무라고도 불립니다. 이 요건을 비거주 1주택자에게 한시적으로 풀어주겠다는 겁니다. 세입자가 있는 상태, 즉 전세를 끼고 있는 집도 무주택자에게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갭투자를 허용한 셈인데, 갭투자란 전세 보증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해 적은 자기자본으로 집을 매수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지금 비거주 1주택자 매물이 당장 쏟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이들은 애초에 양도세 중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팔아도 세금 부담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니 급하게 내놓을 유인이 없는 겁니다.
다음 신호탄은 장기보유특별공제: 무주택자가 준비해야 할 것
그렇다면 진짜 변화는 언제 올까요? 저는 이 부분을 들었을 때 좀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정부가 다음 카드로 꺼낼 것으로 예상되는 건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부동산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 차익의 일정 비율을 세금 계산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현행 기준으로 10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한 경우 양도 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비거주 1주택자, 즉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로 살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 공제율을 40%로 줄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공제율이 절반으로 깎이면 세금 부담이 그만큼 커지고, 버티는 것보다 파는 게 유리해지는 시점이 생깁니다.
정책 변화 시점은 지방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전 사례를 보면, 금매물은 마감 기한 한 달 전이 아니라 마지막 2~3일 안에 집중적으로 쏟아졌습니다. 즉, 올해 말 공제 축소 조치가 실시된다면 매물 폭발 시점도 그 직전이 될 공산이 큽니다.
무주택자라면 지금 이 시점에서 챙겨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지금 다시 들어간 매물에 연락하는 건 역효과입니다. 집주인이 수요를 확인하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아예 거둬들입니다.
-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 발표 시점을 주시하십시오. 그 이후 마감 직전에 금매물이 집중 출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올해 말까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 끼고 매도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므로, 이 기간 안에 좋은 조건의 갭투자 매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상황을 보며 가장 마음에 걸렸던 건 따로 있습니다. 집값보다 전세가 문제입니다. 서울 전세 매물은 1년 만에 36% 감소했고, 수도권 전체로는 53%나 줄었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전세 공급이 마르면 전세가가 올라가고, 그 오른 전세가가 다시 매매가를 밀어 올립니다. 이 구조를 끊지 않으면 집값 잡기는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선후 관계를 놓친 정책은 항상 뒷북이 되더라고요.
피터 린치는 주식 투자의 대가이면서도 "투자는 집이 우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13년간 연평균 29% 수익률을 기록한 사람의 말이니 가볍게 흘려듣기 어렵습니다.
정책이 반복적으로 강화와 완화를 오가며 일관성을 잃는 건 시장 신뢰를 갉아먹습니다. 다주택자 예외, 1주택자 예외, 이렇게 가다 보면 실거주 1주택자만 남고 나머지는 사실상 다 예외가 되는 셈입니다. 시장이 "다음 대책도 어차피 나오겠지"라는 학습 효과를 갖게 되면, 정책 자체의 효력이 떨어집니다. 저는 이번 일련의 흐름을 보면서 부동산 정책이 결국 단기 처방이 아닌 장기 설계로 가야 한다는 확신이 더 강해졌습니다.
지금 무주택자라면 조급해하기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발표를 기다리며 자금 준비를 차분히 해두는 게 현명한 접근일 것입니다. 올해 안에 기회는 분명히 한 번 더 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세무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매수·매도 결정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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